Hi there

사실 3분기 회고를 쓰려고 했었는데, 뭐 딱히 쓸 게 없었습니다. 제 일기장이면 몰라도 블로그에 올릴만한 주제는 딱히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근황을 썼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9월에는 사촌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냈고, 10월 둘째주에는 친구들이랑 다 같이 모여서 3개월만에 다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돌이켜보면 함께 있을 때 제가 가장 편안한 마음이 유지되는 사람들이라서 언제나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군자의 교우는 냉수와 같고, 소인의 교우는 꿀물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존재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젠장 난 그대들이 정말 좋다!!!

사람을 대할 때 감사할줄 아는 것,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천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릇을 키워야 합니다.

문득 제가 수업 조교로 있는 학생들이 생각나네요. 학기마다 대략 50명의 학생들을 그동안 담당했는데요, 그중에서 어쩌다 학교에서 마주치면 먼저 인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수많은 학생들 중에 일부를 제외하면 캠퍼스를 지나가다가 봐도 누군지 바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은데, 이렇게 먼저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이름은 몰라도 아 내 수업에 있는 분인가 보다 하고 저도 인사를 하게 되더라구요. 특히 이번 학기는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산자부 챌린지 예선 통과 후에 본선 1차를 오늘, 28일에 치렀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워낙 뛰어난 발표가 많아 보였으며, 주어진 발표 시간이 짧아서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학회에서 발표할 때와 마찬가지로 산자부 챌린지를 준비하는 동안 배운 게 많았습니다. 또한, 제 연구를 발표할 때도 항상 드는 생각처럼 이번 발표에서도 결과적으로 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올라가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에 감사하며, 제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전체 프로젝트 사이클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락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가 결혼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마 여섯 살때 그 친구를 유치원에서 처음 만났을 거예요. 사실 그 친구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초중고 시절 같이 공부했던 추억을 제외하면 서로 함께한 일이 없다시피 하며,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적도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모님들끼리 친하셔서 부모님을 통해 소식을 전해듣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반갑게도 오늘 결혼한다고 직접 연락이 왔어요. 그 친구 입장에서는 아마 결혼한다고 갑자기 연락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을 수도 있겠으나, 저로서는 반가웠습니다. 연락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비록 서로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직접적으로 교류하지는 못했지만 저에게 있어서 가장 오래 알아왔던 친구인만큼 그립고 만나고 싶었던 존재네요. 안중지인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길 바라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겪으며 극복과 선택을 스스로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도록 함께 떠들 누군가가 있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서 매년 연락을 드리려고 노력을 하는데, 관계의 지속은 서로의 합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쩌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여러분의 마음을 휘저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저이길 바랍니다.

초연한 마음가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졸업을 기다리며 여기에서의 남은 생활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드는 걸까요. 하지만 그것보단 폭풍이 지나간 뒤에 지쳤고, 생각 정리를 마쳤기 때문일 거예요. 지난 몇 달 동안 힘껏 기운을 떨쳐내었던 성장 뒤에 찾아오는 후폭풍입니다.

저는 피아 구분이 확실한 상황이 좋습니다. 군인이나 할 걸 그랬나봐요. 제가 소중히 대해야 할 사람과 그럴싸한 감언으로 마음을 흔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히 정했습니다. 저의 행복을 위해 사람, 활동, 물건의 우선 순위를 조정하였습니다. 두 달 정도 된 듯한데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영상의 스트리머가 하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화를 내면 나만 손해다. 어느 정도는 머리 속이 꽃밭인 상태로 세상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저라서 배려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을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마침 지친 김에 요즘에는 그냥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특립독행하면서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며 결과를 기다리겠습니다.

PS

다시금 PS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관심 없고, 시간도 없어서 더 이상 아무 느낌이 날 것 같지 않았는데 며칠 전 오랜만에 관련 사이트를 둘러보고 PS 블로그 글을 읽다보니 하고 싶어졌습니다. 문제를 읽고 어떻게 풀면 좋을지 생각하다 보니 열정이 다시 생기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어쩌면 다시 알고리즘 문제를 풀기 시작할 수도 있겠습니다.